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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전시] 디자이너의 현대차 시리즈 2023 즐기기 : 정연두 백년 여행기를 보고 든 생각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by 딥둡 2023.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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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국립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한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 작은 방주> 전을 너무나 재밌게 보아서, 이번에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 백년 여행기> 전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달려왔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역에서 거리가 꽤 되어서 조금 걸어야 하는데, 가는 길에 이렇게 노을이 예쁘게 지고 있었습니다. 토요일에는 야간 전시가 이루어지는 것 아시나요? 18시 이후에 MMCA를 방문하시면, 무료로 전시 관람이 가능하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MCA 서울

주소 :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영업시간 : 10:00-18:00
(수요일, 토요일은 ~21:00)
주차 가능

 

현대차 시리즈 2023 - 정연두 백년여행기 입구

 

 

입구에는 상상곡이라는 설치작품이 전시 되어 있었습니다. 이국적인 식물이 조형적인 모빌처럼 전시가 되어 있는데, 시각적으로 임팩트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그냥 지나가려 했어요. 그런데 아래로 지나가면서 제 귀에 누가 속삭이는 것처럼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름돋았어요.

 

 

천장에 매달려 있는 오브제가 스피커였습니다. 저에게 들렸던 말소리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가장 힘들었던 일이나 그리운 사람, 희망, 꿈, 등을 다른 나라 언어로 말하는 것이었어요.

 

제가 들었던 단어는 "보고 싶어"였습니다. 설명을 듣고 나니, 괜히 마음이 아팠어요. 가장 감성적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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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시리즈 2023 - 정연두 백년 여행기 내부 전시 및 후기

 

MMCA 현대차시리즈 2023 정연두

 

이번 현대차 시리즈의 주제는 바로 한인 이주기입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백년초라는 식물과 연관 지어서 전시를 구성했습니다. 백년초도 태평양을 건너와 제주도에 "이식"되었듯, 이주민들도 한국에 "이주" 되면서 문화적, 그리고 세대적 관계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합니다.

 

 

프롤로그는 백년초의 설화입니다. 작은 프로시니엄 모형이 있는데, 이 무대가 실제로 구동되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쉬웠어요. 무대는 조형물처럼 놓여 있고, 무대 뒤쪽으로 이 작은 극장에서 이루어진 마임이스트의 손 퍼포먼스가 영상으로 재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무대에서 진행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아쉬웠습니다. 

 

 

무대 모형은 정교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배경막도 정말 바튼에서 내려온 것처럼 구성해 놓았던 게 인상 깊었어요. 작은 무대조명들도 달려있어서 마임이스트를 위한 미니 극장의 모습을 재현한 것 같았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스크린이 등장합니다.

 

 

거대한 스크린 밑에는 사람들이 빈백을 배고 편안한 자세로 영상을 시정하고 있어요. 거대한 스크린은 살짝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누워서 보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양 사이드와 중앙에 놓인 모니터에는, 오케스트라와 판소리, 그리고 일본 전통 소리꾼이 각각 제창을 하는 영상이 나옵니다.

 

 

흰색의 공간 속 거대한 선인장들과 함께 누워있는 우리들은 마치 미래의 이식을 공부하며 준비하는 씨앗들 같기도 하고, 백년초의 정신공간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독특해서 재미있었습니다. 누우니까.. 잠이 솔솔 왔어요. 영상을 다 시청하고 다음 파트로 넘어갑니다. 

 

 

다음 공간은 황토색의 아주 높은 벽과 화석처럼 벽돌의 프레임 안에 박혀있는 칼날들이었습니다. <날의 벽>이라는 작품인데, 12m 높이의 벽 안에는 설탕으로 구성된 농기구들의 오브제가 들어가 있다고 해요. 

 

 

전시의 목적은 이 공간에서의 사유였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포토존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설탕 재배와 농기구, 그리고 이주민과의 관계보다 거대한 벽이 주는 공간에서의 느낌이 너무 강해서 의미가 묻히는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현대차 시리즈 2023 - 정연두 백 년 여행기> 전시는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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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 미술관 김구림 전시

 

 

그리고, 옆쪽에서 진행하고 있던 김구림 작가의 전시도 구경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시에서는 뭔가 특별한 생각이 든 것이 없어서,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2023 현대차 시리즈 :  정연두 백년 여행기 후기

 

 

현대차 시리즈를 보고 나오면서, 상상곡이라는 작품을 다시 한번 지나쳤습니다. 처음 들을 때는 소름 끼쳤던 그 목소리가, 의미를 알고 난 후에는 애절하게 들리기도 하고 가슴을 찡하게 울리면서 괜히 울컥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언어로 나오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목소리,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듣는 게 이렇게 마음을 움직일 줄 몰랐는데, 다시 생각해도 이 작품이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최우람 시리즈가 시각적으로  웅장한 전시였다면 정연두의 전시는 감성적으로 마음을 울리는 전시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은 전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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